소세지 만들기 훈련 중입니다.
저번에 일단 1.2kg (원육 기준)를 만들었고, 오늘은 3.2kg 정도 더 만들었습니다.
저번 것도 맛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소세지가 부드럽지 않고 완자처럼 좀 가루가 생기고 고기끼리 안 뭉치고 푸석푸석했습니다. 뭐... 삼겹살을 넣었으니 지방이 부족해서는 아니고... 소금도 짤만큼 많이 넣었고... 유화가 제대로 안된 것입니다.
그래서 온도가 문제일 거라 생각하고 이번에는 온도를 가능한 낮추는 방향으로 시도했습니다.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유튜브 영상도 보고 했는데... 상당수는 그냥 제가 전에 만든 것처럼 푸석푸석해 보이더군요.
물론 그런 소세지도 있고, 그것도 맛은 있지만 제가 원하는 소세지는 아니었습니다.
음... 많이 연습하려고 3.2kg를 주문했습니다. 오전, 오후에 1번씩 총 2번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앞다리살은 근막이 많아서 소세지 만들기엔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방도 적고... 돼지 피하지방(?) 덩어리가 붙어서 오기를 기대했는데 그 부분이 별로 없네요.
일단 근막을 제거하고 좀 썰어서 소금과 향신료에 재웠습니다.
소금은 1% 이상 넣어야 하는데... 소금 30g를 저울로 재보니 부피로 보면 엄청 많아 보이더라고요.
좀 후달렸습니다. 그래서 15g 정도만 넣었습니다. 그래서 오전에 만든 1차는 싱거워서 망했습니다.
완성 후에 짜면 그냥 물에 1시간 정도 담가서 소금을 뺄 수 있으니까 좀 과하다 싶어도 소금 많이 넣는 게 좋습니다.
1일간 염지한 고기는 씻어서 묻어있는 향신료를 제거합니다. 그리고 미트 프로세서로 갈아줍니다.
2번 갈았습니다. (과하게 부드러워서 씹는 맛이 없습니다. 그냥 1번만 가는 게 좋습니다.)
음... 보통 훈제 하거나 발색제를 (아질산나트륨) 따로 넣어주지 않은 소세지는 하얀색입니다. 이전에 만든 것도 그랬습니다.
고기에 분홍빛이 나게 하고 싶다면, 소고기 국물을 조금 넣어주면 됩니다.
예전에 아롱사태 수육을 만들다 보니, 맹물에 삶은 것들은 그냥 삶은 고기처럼 흰색이었는데, 소고기 국물이나 사골 국물에 추가로 아롱사태를 넣고 끓인 것은 고기 내부에 붉은색이 있더군요. (덜 익은 분홍색 말고, 훈제 고기와 비슷한 붉은색입니다.) 아마도 국을 데우다가 냄비 가장자리에서 타면서 발색제 성분이 된 것 같습니다.
천연 돈장에 열심히 채워 넣었습니다. 어렵고 힘든 작업입니다. 미트 프로세서는 고기가 질퍽하니 제대로 작동하질 않네요. 그냥 깔때기를 이용했습니다.
60도 물에 30분 정도 삶았습니다.
케이싱에 채워 넣기 너무 귀찮아서 그냥 나머지는 종이포일로 감싸서 구웠습니다. 에어프라이어에서 80도로 한 30분 정도 돌렸습니다. 그리고 고기 한 덩이는 그냥 통으로 햄을 만들었습니다. 발색제도 따로 안 넣었지만, 소고기 뭇국을 끼얹었더니 저런 색이 되네요.
삶은 소세지가 너무 부드러워서 잘 안 익는 거 같아서, 그냥 오븐으로 옮겼습니다. 100도로 온도를 올리고 다 같이 1시간 더 구웠습니다.
일단 완성입니다.
이전 (https://novelism.tistory.com/368)에 만든 것과 비교하면 분홍빛이 강하고, 고기들이 가루가 되지 않고 서로 잘 뭉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덜 뭉쳐진 것 같네요. 다만... 지방과 소금이 너무 덜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그냥 싱거운 소세지 맛.. 약간 두부나 생 치즈 같은 맛이었습니다.
그래서 오후에 고기에 소금을 더 넣고 다시 만들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쪽 부위에 지방이 좀 더 붙어있네요.)
고기 갈다가 미트 프로세서가 과열돼서 멈춰버렸습니다...
이번에는 80도에서 3시간을 구웠습니다.
... 이런저런 탈은 있었지만...
완성입니다. 오전에 만든 것보다 더 부드럽고, 간도 적당합니다. 좀 더 제가 원하는 소세지 맛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런데 이거 너무 부드러워서 씹는 맛이 없네요. 다음에는 더 거칠게 갈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삼겹살 같은 기름 많은 부위를 사용해야겠고...
아직도 제가 원하는 소세지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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