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아는분이 갑자기 저에게 XXXXX 같은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묻더군요.
음... 저는 문제가 생긴 이후에 해결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입니다.
그러니 문제가 생기기 전에 애초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뭐 인간이 완벽할 수 도 없고, 절대로 안일어나는 일 같은 것은 불가능 합니다.
그럴 때 대응을 해야한다면... 일어난 일만을 수습하려는 생각보다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를 고민할 것입니다.
그리고 평소부터 문제가 일어나기 전부터 고민하고 대응하는 사람은 문제가 터진 후에 수습하려는 사람보다 더 신뢰를 얻고, 문제를 잘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춘추 전국시대 법가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보면, 법치를 시행하기 전에 신뢰를 얻기 위해서 일종의 쇼... 규칙을 반드시 지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법은 신뢰와 공정함이 없다면 단순한 폭력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왜 신뢰가 무너진 후에야 수습하려 하는 것입니까... 그 때는 이미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되어버립니다.
신뢰가 무너진 것은 결국 책임자 본인의 잘못입니다.
애석하게도 문제가 안터지게 만드는 사람보다, 수습 잘 하는 사람을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참 슬픈 일입니다.
특히 안전과 관련된 사고에서, 사고를 보상하고 그냥 무마시키는 선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조사해서 다시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비해야 합니다.
제가 대학원생 시절에, 같은 건물 실험실에서 무언가 위험한 것이 폭발한 적이 있지만, 당시 그 건물에 있던 사람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대피하라고 하지도 않았고, 후에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질 않더군요.
그날 저는 너무 큰 소리에 멀리서 어떤 건물이 무너졌나? 라고 밖에 생각 못했는데, 그게 제가 있던 건물에서 일어난 일이라니... 그리고 학교에 큰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안전 문제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후에 경보가 울리면 항상 건물 밖으로 빨리 탈출하게 되었는데... 실제로 그 후로 직장 생활 하면서 제가 있던 건물에 불이 난 경우도 몇번 있었습니다. 사소한 경우 (생일 케익에 초불 붙이다가 살짝 번져서 화재 경보가 울리거나...) 도 있었지만, 더 심하게 건물에 연기가 올라오고 소방차가 출동하고 전원 대피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건물 안에 연기가 오고, 밖에 소방차 소리를 듣고 불이 난줄 알았지, 건물 내 대피 방송 같은것은 없더군요. TV에 나오는 사고가 단지 남의 이야기 일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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