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82

경쟁 상황에서의 협력: 그 기묘한 관계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저는 터무니없는 상황을 목격하였습니다. 그것은 전문연구요원 시험을 준비할 때였습니다. 정원이 정해져있고, 상대평가이기에 누군가 합격하면 누군가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시험이었습니다. 완전히 배타적 경쟁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수험생들은 서로를 적으로 인식하고 견제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전문연구요원 지원자들의 커뮤니티가 있었습니다. 지원자 중 누군가가 커뮤니티를 개설하였고, 거기서 지금까지의 기출 문제나, 참고해야할 수험서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었습니다. 심지어 지금까지 데이터와 기출 문제, 모의 문제등으로 합격 커트라인 예상 같은 것을 공유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굳이 고의로 거짓 정보를 올리는 사람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서로에게 친절하고..

이야기 2021.06.13

마음은 어떤 때 떠나가는가?

아마도 사람은 다 다르니 마음도 다 다르겠죠. 그냥 제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주인공이 되고 싶습니다. 남의 이야기의 들러리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한 이야기에서 여러명이 주인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굳이 나 혼자만 주인공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실제 일은 다 했지만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뭔가 해보겠다는 생각이 있는 사람은, 계속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그것을 누군가가 들어주고, 실현해나갈 길을 제시해주고, 그 사람의 아이디어, 노력, 의지, 기여를 인정해주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그럴 기회를 박탈당한다면... 아이디어를 제시해도 아무도 듣지 않고, 들어도 묵살하고, 실현은 했지만, 정작 공은 타인에게 돌아간다면... 누가 미쳤다고 가만 있겠습니까?..

이야기 2021.06.13

초심으로 돌아가서...: 처음 창업을 결심했을 때

이미 깨져버린 일이지만... 첫 직장을 떠나기 전에 저는 창업을 결심하고 동료를 모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때 창업을 결심했던 이유는 연구원이 보람있는 직장을 만들어보자 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첫 직장 생활은, 기대는 컸지만 매우 실망스럽게 끝나버렸습니다. 당시 제 전공으로 갈 수 있는 국내에서 가장 좋은 직장 중 하나라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제가 느낀 것은 연구원이 존중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것이었습니다. 연구비 사용에 대해서도 참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연구에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범용성 기자재 (노트북 등) 구입에 대한 민감한 이슈들이 있었습니다. 예를들어 노트북이 없다면 학회에 가서 발표를 할 수 없는데, 학회 발표는 연구원 업무 중 논문 작성 이외로 가장 중요한 업무이고... ..

이야기 2021.06.12

초심으로 돌아가서...: 지난 날을 돌아보며...

대학생이 된 후로 매년 새로 학기가 시작할 때 나 자신이 무엇 때문이 지금 이자리에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애석하게도 최근 몇년간은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네요. 세상 풍파에 휩쓸리다보면, 어느순간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었는지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돌아보면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버리고 후회하게 됩니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선 자주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왜 무엇인가를 갈망했는지 생각해보는것이 좋습니다. 저는 나름 성적은 나쁘지 않다. 라고 자부하는 바보들 중 한명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학원에 입학하고 자신이 무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적만 잘받아봐야 연구를 못하면 전혀 의미가 없죠. 그렇게 하위 30%로 떨어지고 자신이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해봤습니다. 그래서 연..

이야기 2021.06.12

일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 실패하는 프로젝트의 특징

제가 살면서 경험한 이야기들입니다. 주로 대학원, 학계, 연구소, 벤처 스타트업 분야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 이외 분야에선 기준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일부는 제 대학원생 시절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일단 저는 상당히 무능한 대학원생이었고, 석사 졸업하면서 박사 입학할 때 결심이, 석사과정 때처럼은 하지 말자 였고 박사 졸업한 후 포닥 가면서 한 결심은 박사과정 때보단 더 잘해보자였고... 포닥 하던 연구실 나가면서 그때보다 더 잘해보자... 라고 항상 다시 결심합니다. 포닥하는 동안엔 최근 1년동안의 삶이 이전의 삶보다 더 중요한 것을 많이 배운 것 같다. 라고 느꼈습니다. 그만큼 여러번 분야를 바꾸기도 했고요. 분야 바꾸면 한 1~2년은 상당히 많이 배울 수 있습니다. 이젠 나이가 들어서 실패할만한 ..

이야기 2021.05.08

인간의 본성과 통치 철학

고등학생 시절부터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에 흥미가 많았습니다. 굳이 말하면 저는 성선설의 신봉자에 속합니다. 이유는 그냥 성악설이 마음에 안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선설과 성악설은 사실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가 목적이 아닙니다. 인간의 선인가 악인가를 분석하고 밝혀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선과 악은 하나의 가정일 뿐이고, 그 이후가 중요합니다. 동양철학에선 성선설과 성악설이 각각 유가와 법가 사상으로 연결됩니다. 인간의 본성이 선이냐 악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존중하고 덕으로 다스릴지, 아니면 법으로 통제해야할지가 사실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논의의 본질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막연히 성악설을 싫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당연히 그때는 고등학생이었고, 제가 학생..

이야기 2021.05.07

돈보다 소중한 것

세상엔 돈보다 소중한 것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한 말이 아니니까 그 말을 한 사람의 의도를 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무튼 좀 생각을 해봅니다. 저 자신에게 돈보다 소중한 것은 삶, 신념, 명예, 행복 등등인데... (0 순위는 비밀) 소중하다는것은 그것을 위해서 다른것을 희생,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밥을 먹기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합니다. 아마도 밥은 돈보다 소중한 것 같습니다. 집을 사기위해서, 입을 옷을 사기 위해서, 컴퓨터를 사기 위해서,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돈을 지불합니다. 아마도 생존,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은 돈보다 소중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마도 돈보다 소중한 것이 있다는 말은 이런걸 의미한건 아니겠죠. 아마도 윤리에 대한 이야기였을 것이라 추..

이야기 2021.05.07

사업에 대한 생각

저는 한 사람의 연구자로서 자신의 연구가 세상에 유익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연구를 하고, 연구성과를 실용화하고 싶었습니다. 한때 제가 하던 연구로 창업을 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검토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팀도 꾸리고 사업 아이템과 사업성 고려도 하고 컨설턴트도 만나고 여러가지를 해봤지만, 결국 여러 이유로 포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업이라는게 무엇일까 생각도 많이 해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생각했던것은 단백질 구조 예측 연구를 활용한 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단백질 구조 예측 그 자체로는 기술 수요도 부족하고, 수익모델을 만들기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도, 수요가 있는지 없는지, 누구를 대상으로 사업을 해야할지를 찾기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처음 컨설턴트 앞에서 기술을 발표했을 때, ..

이야기 2021.05.06

반려 인공지능

저는 인공지능/컴퓨터 기반 신약 개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좀 더 건강하고 좀 더 오래 살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결국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타협한 바가 제가 죽을 때 그래도 내 삶이 가치 있었다고 만족할 수 있게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마도 노인이 되고 혼자 살다가 고독하게 죽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독신 가구, 노인가구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정서적 유대를 필요로 합니다. 사람은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존재를 필요로 하고 싶습니다. 저는 사람의 마음을 구하기 위한 인공지능 사업을 하고 싶고, 반려 인공지능에서 그런 가능성을 느꼈습니다. 이미 몇년 전, AI 음성 스피커, AI 비서 등이 등장했을 때 저는 사..

이야기 2021.04.26

미래를 볼 수 있다면...

저는 세기말의 초딩(패왕?)이었습니다. 초딩은 원래 패기가 넘치는 것입니다. 제가 초딩 때는 미래에 세상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 느끼고 그 세상을 안정시키기 위한 철학을 만드는게 꿈이었는데... 아무튼 그때는 20세기 말이었고, 21세기는 뭔가 미래라고 생각되던 시기였습니다. 시간적으로는 그미래가 오늘이 되었지만 과거에 상상하던 미래의 모습중 정말로 현실이 된것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 현실중 하나는 미래의 휴대가 가능한 컴퓨터... 스마트폰 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지만, 지금도 컴퓨터가 있죠. 많은 기능은 스마트폰으로 가능하지만, 굳이 대체 했다기보다는 용도가 다르다 라는 느낌이 듭니다. 스마트폰은 작은 컴퓨터가 아닙니다. 컴퓨터를 소형화하고 운반 가능하게 하려는 관점에서 나..

이야기 2021.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