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동네 중국집에서 마파두부를 주문했는데, 두부 대신 순두부를 사용해서 마파두부를 만들었습니다.
맛이 괜찮았는데, 아쉽게도 중국집 주인이 바뀌면서 순두부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주인이 바뀌기 전에는 퀄리티도 좋고 양도 많고 친절했습니다.
예전엔 3종세트(짬짜면탕수육 같은거)을 시키면 실수로 잘못 나왔다면서 볶음밥까지 해서 4종세트를 주기도 했는데...
동네에 공화춘도 있었는데, 거기도 순두부를 사용해서 마파두부를 만들었는데, 그곳도 없어져버렸습니다.
이동네 이사온지도 2년 반인데, 자주가던 식당들이 하나 둘 사라져가는게 슬픕니다.
닭튀김, 동인동 찜갈비, 중국집, 돈까스, 베트남 쌀국수...
삶이란 무엇이고, 집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외지인이고, 굳이 직장을 제외하면 이곳에 살 이유가 없는데...
이 지역에서 제가 상호작용하는 것들은 식당과 마트 뿐이죠. 아... 생각해보니 그 마트도 없어져버렸네요.
아무튼 파는곳이 없으니까 그냥 직접 순두부로 마파두부를 만들었습니다.
가끔은 다진고기부터 사다가 볶다가 양념도 직접 만들어서 넣지만, 이번엔 그냥 양파와 마늘과 애호박만 볶다가 시판 양념을 넣었습니다. 산초가 좋아서 산초가루를 더 넣었습니다. 순두부는 도마에서 자르긴 좀 어렵고, 양념에 넣어준 후에 팬에서 칼로 잘라주면 됩니다. 좀더 반듯한 모양이 좋다면, 플라스틱에 들어있는 연두부를 쓸 수도 있습니다. 어짜피 봉지에 든 매끈한 순두부는 순두부라기보단 연두부에 가깝습니다. 순두부는 이렇게 매끈한것은 아니고, 시장에서 파는 두부 만드는 과정에서 물기 안빼고 바로 응고시킨 뭉글뭉글한 것이죠.
휘경동에 살 때 이경시장 입구에 있는 가게에서 자주 두부와 순두부를 샀었네요. (연두부가 아니라 뭉글뭉글한 순두부입니다.) 제가 먹어본 두부중에서 제일 맛있었습니다. 순두부나 사다가 간장만 뿌려서 밥 비벼서 먹기도 했습니다. 이사간 이후에도 가끔 두부사러 거기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지금 사는 곳에서 1시간 정도 걸리지만...
떠돌아다니는 삶이 너무나도 슬픕니다. 자주 가는 식당은 저에겐 너무나 소중한 곳들인데, 떠나야 할 때마다 내 소중한 일상이 사라져간다는 생각에 슬플 뿐입니다. 헤어질 때는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영원히 다신 만나지 못하는 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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